재능 있는 사람의 달리기가 아니라, 이를 악물고 뛰는 사람의 달리기도 아니라, 하루를 잘 조직하는 사람의 달리기를 배우라는 것이 이 책의 메시지다.
양승훈경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 『울산 디스토피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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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4 러너의 책이라고 하면 타고난 체력이나 독한 의지의 서사를 떠올린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다르다. 자동차 부품 회사에서 일하며 매일 기계와 사람을 상대하는 엔지니어 출신 임원이, 일과 삶과 가족 모두에 몰입하기 위해 달리기까지 치밀하게 조직한다. 엔지니어의 노동과 삶을 연구하는 내게 저자는 그 자체로 흥미로운 사례다. 9-6-3 프레임워크로 좌표를 잡고, 스마트워치와 생성형 AI를 거리낌 없이 끌어다 쓰며, 출장지에서도 미리 주로를 확보한다—모든 것이 니트하게 짜여 있으면서도 억지스럽지 않다. 공정을 최적화하던 감각이 자신의 러닝에도 고스란히 작동하는 셈이다.
러닝 이코노미, VO₂max, 케이던스 같은 개념이 교과서에 머물지 않는 점도 인상적이다. 저자는 이 숫자들을 자기 몸으로 체감하고 검증한 과정을 솔직하게 풀어놓고, AI로 데이터를 해석해 훈련에 적용하는 대목까지 시의적절하다. 이론과 경험과 기술이 하나의 루틴 안에서 순환하는 것이 이 책의 힘이다.
재능 있는 사람의 달리기가 아니라, 이를 악물고 뛰는 사람의 달리기도 아니라, 하루를 잘 조직하는 사람의 달리기를 배우라는 것이 이 책의 메시지다. 루틴을 세우고 마일리지를 쌓다 보면 몰입과 정체성이 생기고, 부상 없이 일상과의 조화 속에 오래도록 달릴 수 있게 된다. 내가 늘 부러워하던, 결승선을 딸과 함께 통과하며 환하게 웃는 저자의 사진을 보며 독자 여러분도 그 장면의 주인공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